껍데기는 가라.
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
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
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
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
부끄럼 빛내며
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
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
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
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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