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앉아서 생각만 하는 삶이 지겨워 무턱대고 제주도로 날아가 걷기 시작했습니다. 약 2주 간 놀멍 쉬멍 걸으멍의 여정에서 얻은 바를 정리해보겠습니다.
공항 도착 전 준비
사실 올레길의 특정 코스를 걷고자 하면 몸만 가도 됩니다. 하지만 완주를 목표로 하면 어느정도 준비가 필요합니다.
- 편도(혹은 왕복) 항공권 준비
- 올레길 패스포트 발급
- 시작 지점 및 방향(ex. 1코스부터 정방향으로)
- 본인 페이스에 맞는 일정 계획
- 예산 설정 후 출발
올레길 패스포트에는 실물과 모바일 두 종류가 있습니다. 실물의 경우 직접 간세에서 스탬프를 꺼내 도장을 찍는 방식이고, 모바일의 경우 QR 코드 촬영을 통해 어플리케이션에 기록을 남기는 방식입니다.
올레길을 걷기 전까지는 모든게 막연하게 느껴졌습니다. 하고 싶은 일도 없었고 왜 살아가는 지도 잘 모르겠더라구요. 오키나와, 타이완 등 해외 자유여행도 다녀봤지만 무언가를 얻고 쌓아간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습니다.
좋은 동행자가 함께 하면 그 어떤 길도 멀지 않은 법이다.
박노해, ‘걷는 독서’ 중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일방통행 식으로 걷게 되는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과는 달리 올레길은 섬을 한바퀴 도는 형태의 코스이므로 한 지점에 숙소를 잡아도 서너 코스 정도는 셔틀 등을 통해 왕래 및 완주가 가능합니다.
올레길에서 얻을 수 있는 것
- 건강
- 경험
- 관계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물론 일용할 양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음식만 가지고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사람답게 살려면 사람으로 살아본 기억과 경험이 필요합니다. 세상에 연이 있어야 제정신 붙들고 살아갈 수 있고 그러기 위해서는 크고 작음에 관계없이 유의미한 성취가 필요합니다.
돌이켜보니 저에게 필요한 것은 역시 도전과 성취 그리고 집착 없는 관계에서 오는 행복이었습니다. 2주 간 하루에 올레길 2코스씩을 돌며 다양한 숙소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이는 이후의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