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껍데기는 가라 – 신동엽
By Camellia
껍데기는 가라.사월(四月)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 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다시 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아사달과 아사녀가 중립(中立)의 초례청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 껍데기는 가라.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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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둘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겨울 바다 – 김남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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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미지(未知)의 새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매운 해풍에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虛無)의불물이랑 위에 불붙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시간······.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가을의 기도 – 김현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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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는기도하게 하소서…… 낙엽(落葉)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겸허(謙虛)한 모국어(母國語)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肥沃)한시간(時間)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굽이치는…